사람의 미소를 디자인하던 정교한 손길,
이제 나무의 굴곡진 삶을 보듬다.
환자들의 미소를 되찾아주던 치과의사의 정교한 손길이 이번에는 목선반 위에서 나무의 굴곡진 삶을 보듬는 미소가 있는 치과의 원장으로 의술을 펼쳐온 박찬성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박찬성 우드터닝 작품전; TURNING TIME INTO FORM》이 오는 2026년 4월 21일(화)부터 26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차가운 의료기기 대신 목선반 위에서 회전하는 나무의 나이테를 마주하며 기록해 온 예술적 여정이다. 사람의 치아를 다루듯 섬세한 손길로 나무의 상처를 매만지고, 비바람에 깎인 나무의 고단한 삶을 우아한 공예품으로 탈바꿈시킨 이번 전시는 의술의 정밀함과 예술의 서정성이 만나는 특별한 기록이 될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나무를 다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무가 살아온 시간과 그 안에 응축된 기억을 공예라는 언어로 번역해 낸다. 나무는 저마다의 속도로 생의 기록을 몸 안에 새긴다. 비바람을 견디고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쌓아 올린 이야기들은 뿌리가 뽑히고 베어지는 순간일지라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고속으로 회전하며 깎여 나가는 우드터닝(Woodturning)의 과정을 통해 나무의 시간은 우리 곁에서 새로운 형상으로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전시된 작품들은 저마다의 서사를 품고 있다. 단단함 속에 정직한 결을 품은 참나무, 산불의 시련을 겪고 베어졌으나 깊은 속을 가진 항아리로 다시 태어난 소나무, 도시의 소음을 견디며 체인톱의 거친 자국을 흉터가 아닌 훈장으로 승화시킨 플라타너스 등이 관객을 맞이한다. 바람에 쓰러져 비어버린 속을 다시 채운 대왕참나무는 사라짐의 끝에서 시작되는 부활의 이야기를 전한다.
박찬성 작가는 "봄날의 즐거움부터 겨울의 상처, 벌레 먹은 구멍까지도 고스란히 껴안아 하나의 나이테로 완성하는 나무의 모습은 우리의 지난 기억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며, "베어진 나무가 또 다른 형태로 변모하여 사람 곁에 머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나무가 살아온 시간과 기억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그리고 또 하나의 생을 마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