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바라보며 삶의 이치를 생각해 온 한국화가 조홍근의 초대전 《자연을 품고, 삶을 담다》가 오는 11월 3일(화)부터 8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2년 《겨울을 품고 담다》 이후 4년 만에 마련되었다. 청도 각북으로 거처를 옮긴 지 10여 년이 넘은 작가는 산과 숲, 바위와 물, 사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자연 속에 깃든 생명의 기운과 시간의 흔적을 그림으로 담아 왔다. 40여 년간 즐겨 사용해 온 광목 대신 최근에는 한지를 바탕으로 작업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연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그 안에 담긴 이치를 찾으려는 마음은 여전히 작업의 중심에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상을 더 많이 표현하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비워 내는 데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작가에게 자연은 단순한 그림의 소재가 아니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스승이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이다. 눈 덮인 겨울 산에서는 침묵과 기다림을 느끼고, 오래된 나무와 바위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읽는다. 흐르는 물과 안개를 바라보며 삶의 흐름과 비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자연을 마주하며 얻은 이러한 생각은 풍경의 외형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기운과 정서를 표현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 위에 수묵과 담채로 그린 한국화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먹의 농담과 번짐, 절제된 색채와 필선, 여백의 조화를 통해 자연의 형상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생명의 기운과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했다. 눈에 보이는 형상을 닮게 그리는 형사(形似)를 넘어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정신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생각은 절제된 표현과 여백에서 드러난다. 작품 속 여백은 단순히 비워 둔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기운이 머물고 그림을 바라보는 이가 자신의 생각을 더할 수 있는 자리이다.
조홍근은 지난 2026년 6월 산문집 『그리지 않아도 그려지는 것들』을 출간했다.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며 자연을 통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엮은 책이다. 그림으로 다 표현하지 못한 생각은 글로 이어지고, 글로 다 담지 못한 마음은 다시 그림에 담겼다. 이번 전시는 그림과 글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자연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법과 비워 내는 법을 배워 온 작가에게 그림은 자연과 마주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 속에서 얻은 작가의 생각과 그동안의 작업이 담긴 수묵담채 한국화 작품 26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