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마주한 빛과 공기, 기억 속 풍경을
낯선 설렘이 예술이 되는 순간, 삶의 깊이를 담아낸 첫 번째 기록
지나온 삶의 궤적과 예술적 열정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을 새롭게 조명하고, 기억 속 풍경을 회화작품으로 재해석하는 서양화가 채영옥의 첫 번째 개인전 “시간·공간·그리다”가 오는 3월 24일(화)부터 29일(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녀에게 미술과 여행은 삶을 지탱하는 두개의 중심축이다. 취미로 시작해 묵묵히 이어오던 창작활동은 ‘병마’와 ‘투병’이라는 인생의 큰 고비를 겪으며, 삶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건강을 다시 회복한 후 그녀는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낯선 길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그 여정 속에서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예술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이는 작가의 예술적 전환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시작은 튀르키예(Türkiye)와 유럽 곳곳에서 접한 이국적인 풍경을 꼽을 수 있다. 유럽 특유의 맑은 공기와 강렬한 빛이 전해준 감각적 충격은 작가의 예술적 감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낯선 도시를 누비며, 험난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모은 이미지들은 단순한 풍경이며, 기록이라는 시각적 요소에서 벗어나 치열했던 삶과 죽음의 시간과 경험을 회화적 언어로 재현하는 조형적 한계를 넘어, 치열했던 탐구의 시간을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작가의 시각과 기억 속에 저장된 찰나의 순간들을 그림이라는 조형적 공간에 옮겨 놓은 결과물들이다. 작가는 붓질을 통해 당시의 공기와 햇살, 길 위를 걷던 감정들을 조용히 작품 속에 담아낸다. 이러한 과정은 작가에게 단순한 창작을 넘어선 ‘또 다른 형태의 여행’이며 ‘회복의 기록’이 되는 셈이다.
몇 년 전 환갑에 맞추어 계획했던 첫 개인전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예정보다 조금은 늦게 실현되지만, 늦어진 시간만큼 작가가 축적한 삶의 깊이와 성찰의 시산은 작품 곳곳에 더욱 밀도 있게 담겨져 있다.
전시 주제인 ‘시간·공간·그리다’는 화려한 기법이나 거창한 담론을 제시하기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소중한 시간을 반추하자는 의도로 만들어 졌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잊고 지냈던 순간을 환기시키고, 잠시 머물며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여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억 속 풍경과 아름다운 순간의 장면들을 재현한 회화작품 22점이 선보인다. [끝]





